숨겨져 있는 또 하나의 굴욕협상 - 비자면제 프로그램 양해각서

숨겨져 있는 또 하나의 굴욕협상
비자면제 프로그램(VWP) 양해각서에 관한 논평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 다음 날,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미국과 또 하나의 협정문에 서명을 한다. 비자면제 프로그램(VWP) 가입을 위한 양해각서(MOU)라는 제목의 협정문은 앞으로 한‧미 양국이 잘 협력해서 한국인들이 미국에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방미기간 중 획득한 유일한 성과인 것처럼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또 하나의 굴욕협상, 비자 면제 프로그램 양해각서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양해각서는 성과가 아니라 또 하나의 굴욕 협상이다. 한국 정부가 서명한 VWP 양해각서는 비자 면제 프로그램이 아니다. 비자제도가 전자여행“허가제”로 이름이 바뀌었을 뿐이다. 현재 조건대로 한국이 VWP 가입국이 되면, 한국 여행자들은 미국에 가기 위해서 전자여행허가제를 통해 입국자격 심사를 받아야 한다. 수수료(Fee)도 지불한다. 이것은 비자제도가 아니고 무엇인가? 한국이 서명한 VWP는 비자 면제 프로그램이 아니라 비자 왜곡 프로그램이라고 번역해야 적당할 것이다. 비자면제란 우리가 유럽에 갈 때처럼 자유롭게 출입국 할 수 있는 것을 말하지, 미 대사관 앞에서 서던 줄을 없애고 새로운 심사를 시작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유럽에서는 미국의 새로운 비자제도 도입시도에 대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맞은편에서 양해각서에 서명했던 미 국토안보부(DHS)의 처토프 장관은 유럽언론과의 인터뷰에서 VWP는 더 이상 비자 면제 프로그램이 아니라고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미 국 대표도 이것이 비자 면제 프로그램이 아니라고 이해하고 있는데, 한국 정부만 이것을 비자 면제 프로그램이라고 알고 있는 것은 한국 정부의 또 다른 “번역 실수”인가? 아니면 쇠고기 협상에서 보여주었던 습관성 퍼주기 근성인가? 혹은 미국의 의도적 기만인가?

문제를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전자여행허가제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추진되는 여행자 정보 공유 협정이다. 전자여행허가제에서 입국자격 여부를 심사하기 위해서, 미국은 한국 국민들의 사법기록 등 개인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이 시스템이 원활히 작동된다면, 미국 정보기관에서 한국 국민들의 과거사를 조회해볼 수 있게 되고, 미국으로 여행을 신청했던 어느 여행자는 다음과 같은 말을 듣게 될 것이다: “5년 전에 이런 일을 하셨군요. 미국 입국은 조금 어렵겠는데요.”

한국 국민의 개인정보는 미국 정보기관의 손 안에

세계 어느 나라의 비자 제도도 정부 차원에서 국민들의 개인정보를 공유하거나, 조회해볼 수 있도록 되어 있지 않다. 이제 세계 최초로 미국과 한국이 (비자제도가 아니라) 비자면제 프로그램에서 이러한 능력을 양국의 정보기관에게 부여할 참이다. 이것이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사생활의 권리 등 국민의 기본권, 세계인권선언에서 보장하고 있는 프라이버시 등 보편적 인권, OECD의 프라이버시 가이드라인에서 보장하고 있는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은 정부는 알고 있을까?

애석하게도 잘 모르는 것 같다. 양해각서는 그렇게 교환된 개인정보들이 양국 정부 내에서 다른 기관에 추가적으로 배포하는 것까지도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특정 목적을 위해 수집된 개인정보는 그 목적을 위해서만 사용하고 파기하는 것이 프라이버시의 기본 원칙이다. 그래서 현행 공공기관 개인정보 보호법은 정부 부처 간에도 개인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얼마 전 하나로 텔레콤에서 수집한 개인정보를 다른 목적을 위해 제 3자에게 넘긴 것이 문제가 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개인정보 유출 행위가 양 국 정부에 의해서 합법적으로 가능하게 되었다.

마지막 문제는 한국과 미국이 합의한 조건들이 다른 나라는 수용하고 있지 않은 불평등한 조건들이라는 것이다. 외교통상부가 지난해 국정감사 때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이 요구했던 VWP 가입을 위한 전제조건들은 전자여권 도입, 전자여행허가제 협조, 여행자 정보 공유 협정 등 총 11가지이며, 이 조건들은 이 번 양해각서에 모두 수용되었다.





다른 나라는 서명하지 않은 불평등한 가입조건들

한국이 서명한 조건들은 현재 VWP에 가입되어 있는 일본, 싱가포르, 유럽연합 등에는 적용되지 않는 새로운 조건들이다. 이번에 VWP 양해각서에 서명한 한국과 동유럽의 일부 국가에서만 수용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외교통상부는 VWP에 이미 가입되어 있는 다른 국가들과의 형평성이 양해각서의 기본 원칙이라고 별도의 설명 자료와 그동안의 보도자료를 통해 설명해 왔다. 지난 2월 인권단체 연석회의는 형평성이라는 원칙을 강조했던 외교통상부에게 이렇게 새로운 조건들이 많은데 형평성을 어떻게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물은 바 있다. 외교통상부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타국과의 형평성 관련, 미국은 현재 VWP 가입된 27개국과도 우리와 협의 중인 MOU 체결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우리를 비롯한 신규가입국과 기존 가입국 모두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이를 위해 동일한 MOU 를 체결한다는 방침임.”

해석하면, 우리가 어떠한 악조건으로 미국과 협정을 체결하더라도, 기존의 다른 국가들도 우리의 양해각서를 표준으로 새로운 양해각서를 체결할 것이기 때문에, 타국과의 형평성은 자동으로 유지된다는 내용이다. 참으로 편리한 대답이다. 일본도 우리와 미국의 쇠고기 협상내용을 따라서 쇠고기 검역기준을 완화할 것이라는 정부의 희망찬 대답과 어찌 그리 똑같은가. 또 아무리 나쁜 조건이라도 다른 나라들과 같이 당하면 괜찮은 것이라는 안일한 태도는 한국 정부의 고유한 속성인가.

한편, 위에 나열된 조건들은 미국의 국내법인 “9/11 위원회 법”에 규정되어 있는 것이다. 결국 한국과 미국의 비자 면제 협상이란, 미국의 국내법이 정해주는 대로 한국의 법과 제도를 수정해주는 일방적 전달과 수용 협상에 불과한 것이다.

정보 공개 안하는 외교통상부, 국민의 알 권리 침해

문제가 이렇게 심각한데,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고 있지 못한 외교통상부는 인권단체 연석회의의 협상 관련 정보 공개 요구에 대외비라 공개할 수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협상 내용을 공개하지 않으면 국민은 자신의 개인정보가 타국의 정보기관으로 넘어가게 된 중요한 사항에 관련해 어떻게 의견을 가질 수 있으며, 시민사회의 건강한 비판이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번역 실수가 있는지 없는지 누가 검증한단 말인가?

외교통상부는 지난 협상 내용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1차, 2차, 3차 기술협의회의 회의록과 앞으로의 협의 일정 및 논의내용 등을 공개하고, 국민들의 목소리와 시민사회의 의견을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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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 대학교 사이버 NGO 자료관에서 퍼왔습니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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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합중국 비자면제프로그램 및 이와 관련된 보안강화조치에 관한
대한민국 외교통상부와 미합중국 국토안보부간 양해각서

A. 일반적인 양허 사항

2. 동 양해각서의 이행

양측 및 유관 정부기관은 동 양해각서 제B조 제2항의 보안 양허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이행약정을 체결할 의향이 있다. 그러한 이행약정은 여행자 정보공유, 테러리스트 경계대상 명단, 그 외 양측간 공유하기로 합의하는 정보를 포함한다. 양측 및 유관 정부기관은 타방 당사자가 적절한 개인정보 보호 조치 및 정보보안 조치를 취한다는 전제하에 타방 당사자에 전달된 정보가 타방 정부 내에서 추가적으로 배포되는 것을 허용한다.

B. 보안 양허 사항

1. 전자여행허가체계

a. 국토안보부는 미합중국 비자면제프로그램을 통해 미합중국을 여행하려는 대한민국 국민에 대해 미합중국 여행 이전에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으로 미국을 여행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미합중국의 법 집행 또는 안보상의 위협이 되는지 여부와 동인들의 미국 여행 적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국토안보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신상정보 및 다른 정보를 전자적으로 수집하기 위한 전자여행허가체계를 개발하고 이행할 의향이 있다.

b. 외교통상부는 전자여행허가체계의 이행에 따라, 비자면제프로그램으로 미합중국을 여행하는 모든 대한민국 국민은 전자여행허가체계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을 양해한다.

c. 양측은 대한민국 국민이 비자면제프로그램으로 미합중국을 여행할 때 전자여행허가체계를 이용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전자여행허가체계 사용방법에 대한 정보를 대한민국 국민들과 국적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여행 및 관광업계 대표자들과 협력하면서 공동 홍보를 실시할 의향이 있다.



2. 정보 교환

a. 양측은 상대방 국가를 여행하려는 자가 각국의 안보, 법 집행 및 출입국 관련 국익에 위협이 되는지 여부를 판정하기 위해 신상 정보 및 기타 다른 정보를 포함한 신원 확인을 위한 정보 제공에 상호 협력할 의향이 있다. 그러한 협력의 일환으로 양측은 제A조 제2항에서 언급되고, 아래에서 보다 상세하게 규정된 바와 같이 이행 약정을 체결할 의향이 있고, 각국 정부의 유관 기관간 약정체결을 촉진할 의향이 있다.

ⅰ) 비자면제프로그램의 보전을 포함한 여행, 국경, 국가 안보상의 국익을 수호하고 국경 통제의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양측과 유관 정부기관은 테러리스트 및 테러리스트 혐의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할 의향이 있다.

ⅱ) 양측과 유관 정부 기관은 형사 및 법 집행 관련 사안, 국경 보안 및 출입국 관련 사안, 이민 정책 및 자료와 관련된 추가 정보를 공유할 의향이 있다.

b. 양측과 유관 정부기관은 각국의 국내법과 규정에 따라 사전승객정보시스템("APIS") 및 여행예약기록("PNR")을 수집, 분석, 사용 및 공유할 의향이 있다.

c. 양측은 양국간에 체결된 형사사법공조 조약 및 약정에 의거하여, 제B조 제2항 제a호 상의 정보 제공 결과에 따른 법 집행, 출입국 또는 여타의 조사 및 절차에 협력할 의향이 있다.


d. 이러한 정보 교환을 위해 양측은 자국 국내법에 합치하고 이행 약정에 정의된 방식에 따라 개인정보보호와 자료보안을 위해 필요한 사항 및 적절한 안전 조치를 따를 의향이 있다.



C. 효과

앞에 언급한 양허들과 합의들은 양측의 선의를 반영한다. 이 양해각서의 어떠한 내용도 국내법 또는 국제법적으로 양측에 대해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 이 양해각서는 양측간에 또는 제3자와 당사자, 모 기관, 미합중국, 대한민국, 공무원, 직원, 기관원 또는 기타 다른 연관된 요원들 간에 어떠한 실질적인 혹은 절차적인 권리나 이익 또는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방식이나 다른 방식의 권리나 이익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간주되지 아니한다.

이 양해각서의 어떠한 내용도 양측이 국제 조약 및 협정 가입 당시 및 양측 정부의 법률과 법령에서 규정한 권리와 의무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해석되지 아니한다.

이 양해각서는 양측의 완결된 양해를 구성한다. 양측은 이 양해각서와 양해각서 제A조 제2항과 제B조 제2항에 명시되고 이 양해각서에 의해 마련된 이행 약정에 규정된 것 이외의 사항에 대한 양허와 합의는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한다.

이 각서는 양측간 상호 합의에 의거하여 서면으로 언제든지 개정될 수 있다.

이 양해각서는 서명과 동시에 발효한다.

by 홈키파 | 2008/06/04 14:31 | 정치/경제/사회 | 트랙백(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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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미국 여행 비자 면제!!!!!!!
숨겨져 있는 또 하나의 굴욕협상 - 비자면제 프로그램 양해각서 ㅡ_-) 이건 또 뭐야. 명박이는 도대체 뭘 하고 다니는걸까?...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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